무조건 반말을 해야 한다
무한도전 07.11.24~12.08
무한도전 'Shall We Dance' 1, 2, 3

무한도전 멤버들이 댄스스포츠를 배우는 에피소드다. 그냥 배우는 것뿐 아니라 80일간의 여유를 주고 프로아마 믹스 경연대회까지 출전하는게 목표. 그래서 11월24일 Shall We Dance 1회에서는 시간이 다시 9월로 돌아간다. 1회에서는 댄스스포츠라는 것을 맛보고 첫 강의를 받는데까지. 2회에서는 약간의 중간 연습 장면들과 D-10 중간점검. 3회에서는 D-2 최종점검과 대회날로 구성된다. 규모와 시간이 컸던 에피소드이니만큼 3회분으로 편성한 것에는 전혀 불만이 없다. 도리어 어떤 분은 4회로 할 줄 알았다고 담담하게 진술하셨다. (어머니가 그러셨다. 그리고 어머니께서는 3회 방영일, 밖에 있는 나에게 이런 문자를 보내셨다. '무한도전 녹화중')

이번 시리즈에서는 어쩔 수 없이 집어넣은듯 한 패리스 힐튼 특집이 옥의 티였다. 그건 그냥 무시하기로 하자.

캐릭터들이 실제로 뭔가를 배워나가며 성장하는 '드라마'를 예능프로그램에서 본다는 것은 사실 그리 드문 기회는 아니다. '하이 파이브'만 해도 매주 뭔가 새로 배우고 있지 않은가. 장난이었지만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주병진과 노사연도 매주 '배워봅시다'에서 뭔가를 배우곤 했었다. 물론 이 비교는 다소 농담이 끼어있디. 그만큼 <무한도전>의 댄스스포츠 도전은 진중했고 거기서 오는 재미와 묵직함이 여느 예능과는 다른 것을 줬다. 그러기 때문에 마지막 회에서 다들 눈물을 보였을 때 시청자들은 그 눈물에 설득되는 것이다. 적어도 예능에서 왜 질질짜고 지랄이야!를 외치는 사람은 그렇게까지 많진 않았을 터. 그들의 눈물은 그들이 정말로 열심히 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세상 어떤 사람들보다 바쁠 사람들이 새벽에 짬을 내서 레슨을 받는다는 것.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그들의 눈물은 그만큼 진심으로 보였다. 그래서 난 설득당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박명수가 "난 다 해버려서 기뻐!" 이러는 개그를 터뜨릴 때, 정말이지 <무한도전>의 진가가 기대이상으로 폭발하는 순간이다. <인간시대>의 진심어린 심각함을 단번에 낄낄거리게 되는 예능으로 돌려놓는 훌륭한 기술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언제나 <무한도전>에서 감탄하는 것은 자막의 센스와 그 질. 촌스럽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게 항상 깔끔한 개그로 자막을 띄운다. 이거 <무한도전>만 보고 있으면 그러려니 하는데 다른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면 <무한도전>의 자막 담당(김태호가 직접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만)이 정녕 탁월하다는 생각 아니할 수가 없다.

이번 에피소드는 다소 영화같은 면이 있다. 아무 것도 할 줄 몰랐던 '평균 이하'들이 뭔가를 배워 그럴싸한 무대에서 마무리하는 이야기. 그 때문에 마지막 회에서는 편집과 음악 사용을 마치 영화처럼 하더라. 특히 1부에서 2부로 넘어갈 때 <시간을 달리는 소녀> 사운드트랙이 나왔을 때는 그 서정성과 긴장감에 울컥할 지경이었다. 외재음향과 내재음향을 적절히 교차로 배치하며, 댄스를 마치고 들어온 사람과 그 순간 댄스를 하고 있는 사람을 역시 교차로 보여주는 편집은 마치 영화의 한 부분을 보는듯 했다. 워낙 무대의 비주얼, 그러니까 조명과 의상의 화려함이 드라마나 영화의 화면 때깔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더욱 강하게 받기도 했을테고.

아~ 정말이지 다들 수고 많았다. 당신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개인적인 베스트 춤꾼을 뽑으라면 스탠다드에서는 정형돈. 정준하의 울음 때문에 조금 짧게 보여지는게 아쉬울 정도로 대단히 든든하고 잽싼 퀵스탭을 보여줬다. 아마 유일하게 남자가 첫 리듬을 맞춘 사람이 정형돈이 아닐까 하는데. 그리고 라틴에서는 하하. 미끄러지지만 않았어도 거의 완벽한 수준이 아니었을까. 정말 안타까운 것은 노홍철. 2회에서 그랬듯이 정말 음악 속에서 리듬을 듣지 못하더라. 세상에 저런 박치도 처음 본다.

댄스스포츠 연맹에서는 이 기획을 놓고 왈가왈부했을 것이다. 당시 출전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겠는가, 그리고 <무한도전> 팀의 파트너 역할을 한 여자 선수들에게 피해를 준 건 아니겠는가 하는 냉철한 비판이 가해질 수도 있겠지만 실은 댄스스포츠쪽에서도 수오 마사유키의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보다도 훨씬 더 자신의 영역을 훌륭히 홍보할 수 있었을게다. 그건 많은 이익이 된다. 알게 된 사람들에게도 유익한 일이고.

마지막, 그간의 연습 장면들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러가며 의미도 심장한 <빌리 엘리어트> 중 한 곡이 나오는 장면이 난 왜 이리도 좋은지 모르겠다. 더불어 패리스 힐튼 따위 과감히 들어내고 중간중간 연습 장면들을 좀 더 충실히 보여줬더라면 하는 아쉬움 남는다. 아래 마지막 장면들을 잔뜩 캡쳐해봤다.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2 마지막 장면 연속 캡쳐 이후 처음 해보는 짓거리인 듯. 다들 웃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그리고 가장 위의 이미지는 유재석이 마치고 돌아왔을 때 스탭들이 축하해주는 장면 이다.

★★★★★

(지난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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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xon | 2007/12/10 23:57 | 잡담 | 트랙백 | 핑백(1) | 덧글(15)
Linked at v e r . b e t a .. at 2007/12/30 15:20

... . 또한 전반적이 러닝타임도 다른 에피소드에 비해 10분 이상이 짧다. 메인 이미지는 노홍철이 발이 시렵다며 정형돈 겨드랑이에 발을 넣는 시도를 하는 중. ★★★ (지난 주) ... more

Commented by 랑새 at 2007/12/11 00:20
본방을 못 봐서 다시보기를 하고 있는데,
한번에 보기 아까워서 조금씩 나눠서 보고있다 : )
나도 다섯개.
Commented by 바스티스 at 2007/12/11 00:59
"적어도 예능에서 왜 질질짜고 지랄이야!를 외치는 사람은 그렇게까지 많진 않았을 터"

찔끔.
Commented by 파라미르 at 2007/12/11 01:03
잘 봤다. 나도 너무 잼있게 봤다. 별 다섯개.

근데 또 정준화 라고 썼다. '준하'라는 이름을 싫어하는 건가?
그럼 '와니와 준하'도 '와니와 준화'로..... ㅎㅎ
Commented at 2007/12/11 06:5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7/12/11 06:5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쩌비 at 2007/12/11 08:54
이거 교통이 많이 막혀서 못볼까 했는데, 중간부터 봤는데, 재미있었다.
Commented by JUNEI at 2007/12/11 09:40
힐튼은 어쩔수없이 넣었다고 생각해요.
왔고 찍고 언론에 노출되었는데 재미없어서 통째로 들어냈다고 하면, 팬들이야 역시 김태호 짱. 무도 짱 하겠지만, 관련 업체들이나 그런쪽에서는 싫어할테니 억지로 넣은듯싶네요(그래서 토요일 재방에서는 힐튼을 통째로 들어냈죠ㅎㅎ)
일요일에 쉘위댄스 특집 1편부터 3편까지 달렸는데(2편은 힐튼 들어낸 재방송버전으로) 다시 봐도 정말 너무 재밌었습니다. 3편 본방때 살짝 울었는데 복습할때 또 울고 ㅠㅠ
Commented by iamsia at 2007/12/11 09:50
그간에 몸개그 무한도전도 재밌었지만
이런 눈물바람 무한도전도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근데 노홍철은 옆에 누가 울기만해도 같이 울던데;;;
나랑 비슷한 버릇-_-이라 인상깊었다. (덩달아 눈물바람)
Commented by nixon at 2007/12/11 10:09
다시 읽어보는데 긴 분량의 글을 너무 후다닥다라닥닥 쓰는 바람에. 너무 못썼다. 쳇.
Commented by 아마란스 at 2007/12/11 10:39
사실 힐튼은 넣지 않아도 되긴 됐는데, 그날 무슨 시상제였던가 (정작 무도때문에 기억이 안나는...) 그거때문에 이전 프로그램과 시간차이가 1시간 30분이라는 애매한 시간이 남아버려서 그런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그런지 몰라도 모 케이블 재방송때는 힐튼을 뺐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초반 1편이랑 마지막 3편에서 보여줬던 그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새벽이 다되도록 연습에 빠져서 지피지기 녹화방송때 깊게 잠에 빠져버린 박명수의 모습이 언뜻 스쳐지나가고...힐튼 특집을 위해서 한복을 차려입고 쉬는 와중에 스텝을 밟는...단 한컷만 지나갔던 장면이었지만 그런 노력이 보인 장면이라 참 좋았습니다.

근데도 뭐 몇억씩 받는 주제에 자칭 3류라고 외치는 가식이라느니...
80일에서 며칠 했다고 80일 간의 노력이라고 하는게 마음에 안든다느니...
그렇게 까내리는거 보면 참...ㅠ_ㅠ
Commented by 민우 at 2007/12/11 11:36
'정준화'라고 쓰는 게 아예 손에 익은 듯? ;-)
그나저나, 닉슨 블로그에 안 반말; 덧글의 수가 슬금슬금 늘어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나뿐이려나?(...)
Commented by nixon at 2007/12/11 11:37
아 미치겠다. 정준하로 고쳤다. 민우/ 이 글이 방송&연예 밸리에서 인기글에 올라가서 그런가보다. 그러다 다시 반말로 충만해지니 걱정말아라.
Commented by 지호 at 2007/12/11 12:07
난 원래 무한도전을 안 보지만, 저 댄스스포츠는 봤다. 나도 같이 눈물을 글썽였다. 제대로 설득당했다 정말. 별 다섯개 인정.
Commented by 이사무 at 2007/12/11 18:16
댄스스포츠 에피소드 1 & 3만 챙겨 봤다.
난 최고의 자체 시청률과 여러 좋은 반응 들과 달리, 여러 이유들로 인해서 애정이 많이 줄어서 그런 지, 크게 재밌지는 않았다.

그들의 연습이나 과정을 무시하는 건 아니고, 예전의 패션쇼때 이미 그런 '색다른' 도전을 경험했기에, 면역이 생겨서 그런 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정준하의 울음... 가까운사람이거나 팬이면 이해가 가겠지만, 내가 비뚤어져서 그런지 마냥 곱게...그리고 슬프게만은 보이지 않더라.
Commented by 이예림 at 2007/12/20 19:01
멋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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