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반말을 해야 한다
인간관계의 실패
돌이켜보면 그렇다. 난 늘 인간관계에 실패를 해왔던 것 같다. 아니 같다가 아니고 명백히 그렇다. 십 대때부터 내가 다가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모조리 까였다. 그리고 그건 중년이 된 지금까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니 같다가 아니고 명백히 그렇다. 물론 친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내가 실패라고 말하는 이유는 어찌어찌 좋은 인연이 되어 무난하게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 물론 너무도 소중하고 고마운 사람들이지만, 그들과 조금은 달리 어쩌다 아, 저 사람과는 한 번 친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순간 이 관계는 망하고 만다. 그저 무난해야 오래 간다.

그러니 또 드는 생각은 내가 얼마나 매력이 없으면 이런 건가, 요 몇 년 사이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것처럼 난 사이코패스이기 때문에 그런 건가 하는 등 별별 생각이 다 드는 것이다. 암튼 요즘... 또 다시 몇몇 인간 관계가 실패로 돌아갈 것 같은 조짐이 보인다. 괴롭고. 이런 상처는 나를 점점 더 대인관계에 있어 건조하게 만들며 그 방어기제로 내 자신이 사이코패스처럼 보이게 만든다. 내가 상처받지 않으려 점점 더 건조하고 차가워지는 것. 시간과 함께 점점 더 안 좋아질 것이다.

인간관계의 실패. 다시 한번 상처를 받고 또 난 사패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2017년을 온전하게 건너뛰고 2018년 첫 블로그 글이 이런 것이 될줄은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
by nixon | 2018/02/23 01:08 | 잡담 | 트랙백 | 덧글(0)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 Sully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은 한국인들에게 정말로 특별한 영화였구나. 다른 상태에서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상상이 안될 정도로 충격이 강하다. 비행기가 허드슨 강에 비상착수했을 때, 그 곳을 지나던 출근 여객선들이 일사분란하게 승객들을 구출하는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쳐 울었다. 그리고 155명의 숫자를 확인하고 또 확인되는 장면에서도. 
by nixon | 2016/12/28 16:03 | 잡담 | 트랙백 | 덧글(1)
네 인생의 이야기 Arrival
테드 창의 단편 <네 인생의 이야기>가 영화화 되었다. 제목은 <어라이벌 Arrival>. 아마도 한국 개봉제목은 <컨택트>일 것이다. 원작을 읽을 때도 제법 호감이었고, 드니 뵐뇌브가 감독한다고 했을 때도 기대했는데(사실 이 영화 시나리오는 봉준호에게 갔었는데, 봉준호는 이야기를 수정하고 싶었으나 그게 불가해서 감독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봉준호가 했다면 어땠을까) 로튼토마토 사이트를 보니 49개 리뷰가 등록되었는데 신선도 100%. 기대를 많이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봤다는 사람들이 잘 안 보이네.... 암튼 아직 국내 개봉일이 확정은 안 된 가운데, 기대되는 영화 중 한 편. 그러나 놀랍게도 이 원작의 스토리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이럴 수 있다. 
by nixon | 2016/10/27 13:47 | 잡담 | 트랙백 | 덧글(6)
요즘 본 영화 세 편
실은 페이스북에 적었다가, <걷기왕>에 대한 내용 때문에 조금 그래서 페이스북에서는 지웠다. 여기는 변방 블로그라 상관 없겠지.

1. 
<걷기왕>
착한 영화고 밉진 않지만 영화가 그냥 재미가 없다. 심은경의 연기가 저게 뭔가 싶은데, 스타를 데리고 가야 투자도 받을 수 있고 그런 상황에서 심은경의 존재가 이 영화의 많은 것을 가능하게 했겠지만, 그래도 여고생으로 보이려는 연기는 나에게 와 닿지 않았다. 뭐랄까. 그냥 담임과 친구처럼 보이는데 애처럼 연기하는 느낌(어쩔 수 없겠지...아니 나이도 꽤 어린데 왜 이렇게 선생처럼 보이는 걸까...). 코미디도 그냥 그랬고, 정 가는 캐릭터들도 없고. 영화는 내내 아마추어의 그것 같다. 일본풍의 과장된 연기가 허용되는 학원 코미디물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 마이너에 애정을 보내고 특별한 성취를 반드시 올릴 필요는 없다라는 진심은 좋으나, 진심은 진심일 뿐. 영화로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대배우>보다는 그래도 훨씬 재미있게 봤다. 의아한 것은 트위터 등에서 보이는 이 영화에 대한 엄청난 호감이다. 배우의 연기와 여여캐미에 대한 내용이 많은데, 여여캐미가 메인으로 나오는 국내영화가 드물다곤 하지만 그것만으로 가치가 될 수는 없다.

2. 
<공동정범>
<두 개의 문> 속편 격인 연분홍치마의 다큐멘터리다. 전작은 용산 참사 사건에 집중했다면 <공동정범>은 그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망루에서 살아남았지만 '공동정범'이라는 논리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을 살고 나온 남겨진 그들은 그 후 어떤 삶을 살아가고, 그들에게 용산의 그 날은 여전이 어떤 의미일까. 그들은 이 사회의 희생자이고 약자이기 때문에 그 시간 이후 연대를 통해 용산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공동정범>의 핵심이다. 그들 사이의 갈등이 만만치 않다는 것. 하지만 용산의 진실은 여전히 가려져 있다는 것. 남겨진 자들 역시 사람일 뿐이라는 것. 그러나 그 갈등의 시간을 응시하다 보면 용산에 대한 이 국가의 시스템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를 알게 된다. 왜 진실은 가려져 있고 남겨진 사람들이 서로 싸워야 하는가. 말도 안 되는 것 아닌가. GV에 영화에 출연했던 주요 5인 중 4인이 참석했는데, 영화의 연장과도 같았다. 그들의 한 마디는 '잊지 말아달라' 이것이었다.

3.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 <너의 이름은>은 이상하게 꽂혀서 부천에서 일요일 10:30에 상영하는 걸 보기 위해, 광클 해서 예매에 성공한 후 양수리에서부터 차를 몰고 그 새벽에 달려갔다. 극장에는 이미 덕후들이 만연해있었다(그런데 나도 이쯤 되면 세미 덕후인가). 내 옆에 앉은 관객은 영화 상영 중 가사가 있는 노래가 몇 번 나오는 데, 그걸 다 따라부르더라! 소리는 안 냈지만 입을 크게 벙긋거리며 따라부르는 데 좀 거슬릴 정도였지만 그래도 어쩌냐. 영화는 정말 재미있었다. 신카이 마코토 특유의 아름다운 작화, 그리고 광원 효과의 화려함은 살짝 노멀해진 것 같지만(그래도 여전히 화려하고 아름답다), 10대의 로맨스와 또 하나의 거대한 사건 두 개를 기가 막히게 병치시키며 둘 다 성공하고 있다. 그러니까 보면서 막 애절하고 풋풋하고 코믹하고 그런데 또 다른 플롯에서는 긴장감 넘치고 스릴있고 이야기의 쾌감이 느껴지는. 게다가 이 모든 게 끝난 후 엔딩도 완벽했다. 신카이 마코토의 전작들에서 일관됐던 아련함이 아닌 확실한 엔딩. 내년 1월 개봉인데, 가급적 많은 정보 없이 보는 것을 추천한다.
by nixon | 2016/10/27 13:42 | 잡담 | 트랙백
강릉행
올해는 친구들과 양양에 다녀오기 위해 2일 휴가 쓴 것이 그나마 휴가 같은 휴가였다. 나머지는... 하루씩 쓰거나, 부천 만화영상진흥원에 웹진 편집회의 가느라고 반차나 근무상황부 쓴 것들이 보여져서, 그러다보니 벌써 11일 정도 연차를 썼다. 쉰 것 같지도 않은데 뭐 이리 휴가를 많이 쓴 걸까. 일은 끝나지 않고, 연말까지 마무리지어야 하는데 아직 시작도 못한 일들이 달려들고 있고. 하긴, 늘 이맘때면 나 바쁘네 비명을 질렀던 것 같다. 어쩔까... 하다가 다음주 쯤, 하루 휴가를 내서 1박2일로 강릉에나 휙 다녀오면 어떨까 싶다. 얼마 전 코엑스에서 했던 크래프트 맥주 축제에서 받은 버드나무 브루어리(강릉에 있다)의 샘플러 쿠폰을 고이 모셔두고 있는데 그걸 쓴다는 핑계로 오랜만에 강릉 가보는 거지. 양수리에서 출발하면 서울보다도 가까울테고. 그리고 테라로사 카페도 한 번 가보고... 그러고보니 어제 오전 11시도 되기 전에 테라로사 서종(옆 동네다)에 가봤는데, 와 그 아침부터 뭔 손님이 그리도 많은지. 거의 만석이던데. 엄청나더라. 난 동네 주민이기라도 하지, 서울에서 그 아침에 오신 분들 정말 대단, 아니 좀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 다시 강릉으로 돌아가서, 바다도 보고, 만석 닭강정도 먹고(이건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는 거던가)... 하여간 바람을 쐴 필요가 있다. 
by nixon | 2016/10/17 21:15 | 잡담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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