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반말을 해야 한다
열등감
아주 오랜만에 열등감이란 걸 느끼고 있다. 그 기분이 계속 심해지고 있어서 걱정스럽네. 나에게 열등감을 주는 친구가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너무 못난 것 같은 결과가... 난 정말 이 나이가 되도록 아는 것도 없도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순간 불행의 시작이라, 10대 때 그래서 많이 힘들었는데 왜 그게 다시 찾아왔는지 잘 모르겠다. 더 큰 문제는 그 열등감을 주는 대상이 인간적으로 관심이 안 갔으면 좋겠는데 그게 또 그렇지가 않다. 내가 좋아할 구석이 많은 친구인데 그렇다고 아주 친밀한가. 또 그것도 아닌, 손에 잘 잡히지 않는 대상이라 그것도 짜증스럽고 요즘 그렇다. 아주 미묘한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났다.
by nixon | 2019/04/19 00:25 | 트랙백 | 덧글(0)
몇 가지
이 곳은 몇 가지 결심을 하고 놓지 말아야겠다 싶다가도 금세 잊게 되는 곳. 그런데 뭔가 쓰고 싶은데 (그렇다고 혼자 메모장에 쓰는 것은 싫고) 오프라인 지인들이 보는 건 싫을 때 그럴때 아주 가끔 이글루스를 찾게 되는 거 같다.

지난 몇 개월간 약간의 신상 변화가 있었다. ㅇ모기관 내가 있던 팀의 팀장이 되었는데 문제는 내가 정말 아는 게 없다는 거. 예산도 대정부도 경영평가도. 아무 것도 모르는 채 그리고 예산 대정부 전임자는 퇴사했고 얼마전 새로운 직원이 들어왔고 경영평가는 이제 막바지고 2020 예산을 짜야 하고. 뭐 막 그러는 중이다. 그렇게 정신이 없는 와중 오늘은 내가 어이없는 사소한 실수들을 연발하며 내 자신에게 짜증이 솟구쳤다. 그런거 하나 제대로 못 하다니!! 그런데 문제는 그 짜증이 어떤 직원에게도 불똥이 튀었다는 것. 그 사건이 있고나니 도미노처럼 내가 팀장 노릇을 제대로 하고있지 못하다는 사례들이 속출하며 조금 자괴감에 빠지게 된 것이다. 부끄럽고 창피하고 짜증도 나고 그런 기분.

요즘 계속 내 감정 상태가 좋지가 않다. 암튼 그래서 올해 직무향상교육은 팀장 리더십 교육을 신청했다. 되길. 팀장으로서의 역량이 부족한 나놈을 위해.

by nixon | 2019/03/18 23:56 | 트랙백 | 덧글(3)
드디어 노트북이
매년 올해는 이것 좀 해보겠다고 결심 비슷한 걸 하는 게 글을 써보겠다는 거였다. 페이스북에 시시콜콜 장문의 글을 쓰기도 싫고(누가 읽지도 않을 거고), 어쩐지 거기는 그냥 자체 검열을 과하게 한 글만 올리게 된다. 그에 비해 블로그는 나만의 장소라는 생각이 있어서인지 좀 더 개인적이고 좀 더 감정에 치우친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해왔다. 하지만 늘 그런 글쓰기랄까... 그게 몇 년째 안되는 것의 핑계는 집에 PC가 없다는 거였다. 하나 사자니 돈 들고. 노트북을 사야하나 싶었는데 그것도 돈 들고. 그 돈이 듦에 대한 허들을 넘지 못하고 한해 두해 넘기다보니 그냥 그렇게 아무 것도 쓰지 못했고, 블로그는 폐기되다시피 했고, 기껏 모바일폰으로 근근이 써오긴 했는데, 난 도무지 손가락이 아파서 폰으로는 긴 글을 쓰기가 힘겨운 거라. 그런 와중 회사에서 아주 고마운 사람이 자신이 쓰던 노트북을 무상을 나에게 줬다. 물론 이 노트북을 받은지도 벌써 보름이고 보름만에 첫 블로깅을 하는거니, 생각보다는 그렇게 절실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뭐 늘 그렇지. 없을 때 절실하지 있은 다음부터는 바로 심드렁해지지 않던가. 

블로그도 블로그지만, 습작처럼 끼적대는 글, 그러니까 단편이라도 종결을 보는 작은 픽션도 써보고 싶다. 사실은 이게 내가 매년 세웠다가 늘 1도 실천하지 않았던 목표이기도 하다. 블로그는... 어느 정도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익숙함을 되찾는 것, 그리고 그 다음 어찌 되었던 뭔가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짓는 것. 그것이 올해가 가기 전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그러나. 그 글을. 그 부끄러운 것을. 누구에게 보여준단 말인가. 라는  무척이나 현실적인 걱정은 일단 접기로 하자. 
by nixon | 2018/07/16 23:55 | 잡담 | 트랙백 | 덧글(0)
화분 1971
하길종 감독의 <화분>은 왜 푸른집이라고 부르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푸르지 않은 집에, 여자 셋과 남자가 사는 데 그 집에 또 다른 젊은 남자가 방문하면서 시작한다.

현마(남궁원)와 그의 아내 애란(최지희)이 살고있고 애란의 여동생 미란(윤소라)도 같이 산다. 그 집에 식모(여운계)도 있다. 암튼 이 시절의 영화를 보면 가난하던 여유가 있던 식모는 필수 가족의 구성원 쯤이 되는 것 같다. 어느 날 현마가 한 남자를 데리고 오는데 이름은 단주(하명중), 제법 잘생겼다.

여기서 관계가 좀 복잡해진다. 단주가 등장하기 전 푸른집의 인간 관계는 애란과 식모가 모두 현마를 사랑하고 어찌보면 미란마저도 현마를 애정하는 것 같다. 그렇게 모든 여자들의 사랑을 받는 현마는 정작 단주를 사랑하고 있다. 그것도 엄청나게. 여기서 단주가 나타나자 정신을 차린(?) 미란은 단주를 좋아하게 되고, 단주도 미란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단주는 동시에 현마도 사랑하는 것 같다. 단주와 미란의 관계를 눈치 챈 현마는 미친듯 분노하고 그러니까 질투에 눈이 멀어 온갖 폭력을 행사한다. 나이도 많고 덩치도 큰 남자라는 존재는 푸른집에서 절대 권력자로 설정된다. 그에 비해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단주는 나중에 푸른집의 창고에 버려지게 되는데 마치 예수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도 나오는데 의도된 건지는 모르겠다.

말은 그렇다. 이 푸른집을 통해 당시 유신을 은유했다고. 그만큼 폭압적이고 빠져나갈 수 없는 그 공간과 그 권력자는 정말 하루 아침에 망한다. 말 그대로 정말 하루 아침이다. 전날 밤에는 뻑적지근한 가든 파티를 열더니 다음날 아침에는 빚쟁이들이 몰려와 집 안의 온갖 물건들을 빼앗기게 된다. 충격적인 건 정말 누런 물이 출렁이는 요강까지 가져가는 빚쟁이가 있었다는 거. 그리고 저 멀리 애란으로 짐작되는 여자가 요강! 이라고 소리친다. 진심 아까웠던듯. 이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남궁원과 하명중의 동성애 관계는 지금으로도 파격적일 걸 생각하면 당시 어떻게 설정했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배우를 어떻게 설득했나 싶기도 하고. 게다가 그 둘이 게이 커플로도 어느 정도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해서 좀 더 분위기가 묘하다. 야하진 않지만 둘이 몸을 비벼대는 장면도 좀 나오고 나중에는 남궁원이 하명중의 뒷목을 (마치 뱀파이어가 피를 빨듯) 물어버리는 나름 기괴하게 애로틱한 장면도 나온다. 영화를 다 보면 질투에 미친 남궁원의 이글거리는 눈동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참, 영화의 처음. 미란이 늦은 생리를 하고 욕조에 붉은 물이 있는걸 보고 언니라는 작자가 집안 사람들 모두에게 오미자물이라느니 화챗물이라느니 웃으며 떠벌이는 장면도 요강 절도만큼이나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그 일로 모욕감을 느낀 미란이 집을 나가고 그 뒤를 단주가 쫓으며 둘의 사랑이 시작되는데...

by nixon | 2018/06/11 00:06 | 영화 스크랩 | 트랙백 | 덧글(3)
저스티스 리그 2017
영화는 <배트맨 vs. 슈퍼맨>에서 이어진다. 슈퍼맨은 죽어있고 배트맨은 뭔가 위함을 감지하고 초능력자들을 수소문해 그룹을 만드려 한다. 원더우먼이 일찌감치 섭외되었고, 물과 대화하는 아쿠아맨, 빨리 달리는 플래시, 마더박스와 교감하는 사이보그를 모은다. 그리고 난데없이 나타나 마더박스 3개를 다 모아 지구을 파괴하고 왕이 되려는 빌런 스테픈울프가 있다. 스테픈울프 옆에는 그를 지키며 상대를 공격하는 거대한 날개 있는 벌레맨들이 떼거지.

배트맨이 어찌어찌 히어로들을 모으긴 하는데 힘들게 모아봐야 스테픈울프에겐 다 덤벼도 상대가 되질 않는다. 빌런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거나 한건 아닌데 그냥 맺집이 엄청나게 좋은 걸로 설정이 되어있는 것 같다. 아무리 원더우먼 아쿠아맨 등이 때려대도 상처 하나 안 입는다. 그런데 그건 히어로 쪽도 마찬가지. 다소 밀리기는 하는데 아무리 내팽게쳐지고 맞고 추락하고 해도 상처 하나 없다. 그러니까 애꿎은 건물들만 망가지며 끝도 없이 순환하는 소모적이며 지루한 싸움만 계속 되는 것이다.

그 와중 어찌어찌 마더박스의 힘으로 배트맨이 슈퍼맨은 살려낸다. 이게 새로운 국면이긴 한데 사실 그 이후로도 똑같다. 다른 히어로들이 다 덤벼도 우아하고 여유있게 그들을 제압하던 슈퍼맨이 스테픈울프에게 타격을 가하면 그 파워는 압도적이긴 하나 스테픈울프는 또 비틀거리긴 하지만 아무런 상처 없이 반격을 가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이구 지겨워라.

결국 마더박스 세 개가 합체되기 직전 힘으로 분리시킨 후 도끼처럼 생긴 무기를 잃은 우리의 빌런은 자기 편이었던 벌레인간들에 휩싸여 공중으로 올라가 멸망 비슷한 걸 한다는 결말이다.  도무지 두 시간 꽉 채운 이 러닝타임 동안 별다른 플롯 없이 싸우기만 하는 영화를 본 셈인데 지겨웠다.

빌런이 물러난 후 그의 황량한 시뻘건 색으로 DI를 해놨던 공간이 서서히 정상을 찾아가며 알 수 없는 식물들로 뒤덮이는데... 정말 해괴한 식물들이 엄청난 속도로 땅에 피어나는 걸 보고 너무나 징그러웠는데 영화에서는 그게 희망의 은유 정도로 적용된다. 도저히 그렇게 봐지지가 않는 서던리치 시리즈 ‘소멸의 땅’에나 나올 법한 그런 식물들이었지.

by nixon | 2018/06/10 23:48 | 영화 스크랩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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