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반말을 해야 한다
네 인생의 이야기 Arrival
테드 창의 단편 <네 인생의 이야기>가 영화화 되었다. 제목은 <어라이벌 Arrival>. 아마도 한국 개봉제목은 <컨택트>일 것이다. 원작을 읽을 때도 제법 호감이었고, 드니 뵐뇌브가 감독한다고 했을 때도 기대했는데(사실 이 영화 시나리오는 봉준호에게 갔었는데, 봉준호는 이야기를 수정하고 싶었으나 그게 불가해서 감독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봉준호가 했다면 어땠을까) 로튼토마토 사이트를 보니 49개 리뷰가 등록되었는데 신선도 100%. 기대를 많이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봤다는 사람들이 잘 안 보이네.... 암튼 아직 국내 개봉일이 확정은 안 된 가운데, 기대되는 영화 중 한 편. 그러나 놀랍게도 이 원작의 스토리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이럴 수 있다. 
by nixon | 2016/10/27 13:47 | 잡담 | 트랙백 | 덧글(5)
요즘 본 영화 세 편
실은 페이스북에 적었다가, <걷기왕>에 대한 내용 때문에 조금 그래서 페이스북에서는 지웠다. 여기는 변방 블로그라 상관 없겠지.

1. 
<걷기왕>
착한 영화고 밉진 않지만 영화가 그냥 재미가 없다. 심은경의 연기가 저게 뭔가 싶은데, 스타를 데리고 가야 투자도 받을 수 있고 그런 상황에서 심은경의 존재가 이 영화의 많은 것을 가능하게 했겠지만, 그래도 여고생으로 보이려는 연기는 나에게 와 닿지 않았다. 뭐랄까. 그냥 담임과 친구처럼 보이는데 애처럼 연기하는 느낌(어쩔 수 없겠지...아니 나이도 꽤 어린데 왜 이렇게 선생처럼 보이는 걸까...). 코미디도 그냥 그랬고, 정 가는 캐릭터들도 없고. 영화는 내내 아마추어의 그것 같다. 일본풍의 과장된 연기가 허용되는 학원 코미디물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 마이너에 애정을 보내고 특별한 성취를 반드시 올릴 필요는 없다라는 진심은 좋으나, 진심은 진심일 뿐. 영화로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대배우>보다는 그래도 훨씬 재미있게 봤다. 의아한 것은 트위터 등에서 보이는 이 영화에 대한 엄청난 호감이다. 배우의 연기와 여여캐미에 대한 내용이 많은데, 여여캐미가 메인으로 나오는 국내영화가 드물다곤 하지만 그것만으로 가치가 될 수는 없다.

2. 
<공동정범>
<두 개의 문> 속편 격인 연분홍치마의 다큐멘터리다. 전작은 용산 참사 사건에 집중했다면 <공동정범>은 그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망루에서 살아남았지만 '공동정범'이라는 논리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을 살고 나온 남겨진 그들은 그 후 어떤 삶을 살아가고, 그들에게 용산의 그 날은 여전이 어떤 의미일까. 그들은 이 사회의 희생자이고 약자이기 때문에 그 시간 이후 연대를 통해 용산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공동정범>의 핵심이다. 그들 사이의 갈등이 만만치 않다는 것. 하지만 용산의 진실은 여전히 가려져 있다는 것. 남겨진 자들 역시 사람일 뿐이라는 것. 그러나 그 갈등의 시간을 응시하다 보면 용산에 대한 이 국가의 시스템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를 알게 된다. 왜 진실은 가려져 있고 남겨진 사람들이 서로 싸워야 하는가. 말도 안 되는 것 아닌가. GV에 영화에 출연했던 주요 5인 중 4인이 참석했는데, 영화의 연장과도 같았다. 그들의 한 마디는 '잊지 말아달라' 이것이었다.

3.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 <너의 이름은>은 이상하게 꽂혀서 부천에서 일요일 10:30에 상영하는 걸 보기 위해, 광클 해서 예매에 성공한 후 양수리에서부터 차를 몰고 그 새벽에 달려갔다. 극장에는 이미 덕후들이 만연해있었다(그런데 나도 이쯤 되면 세미 덕후인가). 내 옆에 앉은 관객은 영화 상영 중 가사가 있는 노래가 몇 번 나오는 데, 그걸 다 따라부르더라! 소리는 안 냈지만 입을 크게 벙긋거리며 따라부르는 데 좀 거슬릴 정도였지만 그래도 어쩌냐. 영화는 정말 재미있었다. 신카이 마코토 특유의 아름다운 작화, 그리고 광원 효과의 화려함은 살짝 노멀해진 것 같지만(그래도 여전히 화려하고 아름답다), 10대의 로맨스와 또 하나의 거대한 사건 두 개를 기가 막히게 병치시키며 둘 다 성공하고 있다. 그러니까 보면서 막 애절하고 풋풋하고 코믹하고 그런데 또 다른 플롯에서는 긴장감 넘치고 스릴있고 이야기의 쾌감이 느껴지는. 게다가 이 모든 게 끝난 후 엔딩도 완벽했다. 신카이 마코토의 전작들에서 일관됐던 아련함이 아닌 확실한 엔딩. 내년 1월 개봉인데, 가급적 많은 정보 없이 보는 것을 추천한다.
by nixon | 2016/10/27 13:42 | 잡담 | 트랙백 | 덧글(0)
강릉행
올해는 친구들과 양양에 다녀오기 위해 2일 휴가 쓴 것이 그나마 휴가 같은 휴가였다. 나머지는... 하루씩 쓰거나, 부천 만화영상진흥원에 웹진 편집회의 가느라고 반차나 근무상황부 쓴 것들이 보여져서, 그러다보니 벌써 11일 정도 연차를 썼다. 쉰 것 같지도 않은데 뭐 이리 휴가를 많이 쓴 걸까. 일은 끝나지 않고, 연말까지 마무리지어야 하는데 아직 시작도 못한 일들이 달려들고 있고. 하긴, 늘 이맘때면 나 바쁘네 비명을 질렀던 것 같다. 어쩔까... 하다가 다음주 쯤, 하루 휴가를 내서 1박2일로 강릉에나 휙 다녀오면 어떨까 싶다. 얼마 전 코엑스에서 했던 크래프트 맥주 축제에서 받은 버드나무 브루어리(강릉에 있다)의 샘플러 쿠폰을 고이 모셔두고 있는데 그걸 쓴다는 핑계로 오랜만에 강릉 가보는 거지. 양수리에서 출발하면 서울보다도 가까울테고. 그리고 테라로사 카페도 한 번 가보고... 그러고보니 어제 오전 11시도 되기 전에 테라로사 서종(옆 동네다)에 가봤는데, 와 그 아침부터 뭔 손님이 그리도 많은지. 거의 만석이던데. 엄청나더라. 난 동네 주민이기라도 하지, 서울에서 그 아침에 오신 분들 정말 대단, 아니 좀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 다시 강릉으로 돌아가서, 바다도 보고, 만석 닭강정도 먹고(이건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는 거던가)... 하여간 바람을 쐴 필요가 있다. 
by nixon | 2016/10/17 21:15 | 잡담 | 트랙백 | 덧글(0)
사람 관계
1.
큰 이유는 없지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마찬가지로 큰 이유는 없지만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가끔 그들을 볼때면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네도 굉장히 어색하게 받을 뿐이다. 나 너 무척 싫거든, 알아줬으면 해. 이런 말을 온 몸으로 한다. 오늘은 일 관계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야했다. 그냥 오랜만에 만나는 옛 동료로 생각하며 인사를 먼저 건넸고 악수를 청했다. 그리고 바로 헤어졌다. 별거 아니지만 나로선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만하면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사람 관계.

2.
회사에 슬슬 젊은 사람들이 들어온다. 20대 후반. 나이 든 사람들은 늘 그들과 대화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오히려 새로우며 호감을 갖고 동료처럼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 입장에서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늘 망설여진다. 과연 그들은 내 말에 웃는 게 진심인가, 내 호의를 계산 없이 받는가, 내가 보여주는 호감을 별뜻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가. 음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어색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걸 대놓고 말할 수도 표현할 수도 없겠지 나도 그랬으니. 지금 내가 작년에 정년으로 나가신 분과 개인적인 친분으로 사적으로 즐겁게 놀 수가 있나. 아무리 취향이 맞아도 두꺼운 벽은 어쩔 수가 없다. 나라고 특별한 중년일리가 없다. 그런 그들과 예전에 방탈출 카페를 가고 그런건 이무래도 엄청난 실수였던 것 같다. 물론 그쪽에서도 스스럼없는 (그런 온도의) 호감을 나에게도 보인다면 살짝 사적인 교류도 가능하겠지만 부담과 어색함의 온도를 느끼게 된다면 그 순간 바로 접어야지. 말도 통하고 취향도 맞는다고 젊디젊은 친구와 친하게 지내보려했던 내가 무리수였다. 사람 관계 속에서 내가 위에 있기때문에 조심하고 각성해야할 것이 자꾸 늘어난다.

3.
이런 와중에 예전에 술을 자주 마셨던 나름 친했던 상사에게 넌지시 메시지가 왔다. 오늘 여차저차 술 먹을 일이 있는데 시간 있느냐. 선약이 있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요즘 그 상사가 주로 술 같이 먹는 부하직원이 있는데 왜 날 콜 했을꼬, 생각해보니 그 직원이 오늘 출장인거라. 뭐야 난 대타였던거네 하며 이건 정말 별 것도 이닌 건데 1, 2가 쌓이다보니 이것도 기분이 그냥 그랬다.

4.
얼마 전 성수동에서 부어라마셔라 하며 재미있게 놀았던 멤버들과 오늘 을지로에서 만났는데 그래서인가 재미도 없고 피곤하고. 티 안내려고 애쓰는 거 힘들었는데 다 눈치챘겠지. 쟤 오늘 울이 많은가보다. 하면서.
by nixon | 2016/10/12 23:06 | 잡담 | 트랙백 | 덧글(3)
열등감
내가 견디기 힘든 사람은 실패가 없었으며, 대충 모든 게 평균 이상이며 그래서 열등감이란 게 없는 사람이다.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주위에서 본 것도 많아지고 생각도 많아지지만 가고만장한 어린 애들을 보면 저게 애라서 용서되지않고 그냥 견디기 싫을 정도로 싫다. 물론 그런 태도가 어른까지 지속돤다면 최악 중에 최악이겠지...만 그건 또 너무 초현실적으로 최악이라 비웃는 맛도 있을 것 같다. 열등감이란 거. 어느정도 탑재되어있다면 나에겐 호감으로 작용한다. 아마 내가 젊었을 때 지금보다도 훨씬 열등감 덩어리라 과거의 나를 반추하며 자연스럽게 관대해지는 걸 수도 있겠다만.
by nixon | 2016/10/11 01:02 | 잡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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